나의 나드리

아미산응봉봉수대(매일 같은 날을 살지만)

윤정이아빠 2009. 2. 15. 13:40

  (아미산 봉수대에 오르면 전망이 아주좋다 다대항과몰운대가 한눈에 보이고 낙동강하류가 한 눈에 보이며 일출과일몰을

  조망할수 있으며 234m의 작은 동네산이지만 맑은날은 대마도도 볼수있는 정말 아름다움이 함께하는 산이다) 윤정이 아빠

   응봉봉수대는 전기통신이 시작되기 이전의 군사통신시설로써 1898년(고종35년)까지
   사용되었다.이곳의 봉수대는 1530년(중종25년)에 설치 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처음으로 사용된 시기는 알수없다. 낮에는 짐승의 똥으로 연기를 올렸고 밤에는 
   횃불을 올려 서울까지 연락이 되었으며,평상시에는 1번, 적이 나타나면 2번,
   국경에 근접하면 3번,국경을 침범하면 4번,적과 접전하면 5번을 올려 그때그때의
   상황을 알렸다.우리조상들이 외적들의 침략을 당할때마다 지폇을 이곳 봉수대를
   복원함은 연연이 이어진 우리 민족의 수호정신과 국토방위정신을 다시한번 되새기고,
   이를 우리 후손에게 길이 알리고자 함이다.(1976년10월1일) 부산시장.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골목을 지나도 매일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은 햇빛이 가득차 눈이 부시고 어느 날엔 비가 내려 흐려도 투명하거나
어느 날엔 바람에 눈이 내려 바람 속을 걷는 것인지 길을 걷는 것인지 모를것 같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골목 어귀 한그루 나무조차 어느 날은 꽃을 피우고 어느 날은 잎을 틔우고
무성한 나뭇잎에 바람을 달고 빗물을 담고 그렇게 계절을 지나고 빛이 바래고
낙엽이 되고 자꾸 비워 가는 빈 가지가 되고 늘 같은 모습의 나무도 아니었습니다.
문밖의 세상도 그랬습니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고 저녁이면 돌아오는

 하루를 살아도 늘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고 또 오늘 같은 내일은 아니었습니다.   (포항 막내동서와 함께)
슬프고 힘든 날 뒤에는 비 온 뒤 개인 하늘처럼 웃을 날이 있었고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 뒤에도
조금씩 비켜갈수없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느려지면 서둘러야하는 이유가 생기고
주저앉고 싶어지면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매일 같은 날을 살아도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하루하루 삶의 이유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고 계절마다 햇빛의 크기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돌아보니 나는 그리 위험한 지류를 밟고 살아오진 않은 모양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꿈에 다다르는 길은 알지 못하고 살았지만 내 삶을 겉돌 만큼 먼 길을 돌아오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아직도 가끔씩 다른 문밖의 세상들이 유혹을 합니다.
조금 더 쉬운 길도 있다고 조금 더 즐기며 갈 수 있는 길도 있다고 조금 더 다른 세상도 있다고
어쩌면 나라는 사람은 우둔하고 어리석어서 고집처럼 힘들고 험한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돌아보고 잘못된 길을 왔다고 후회한 적 없으니 그것으로도 족합니다.
이젠 내가 가지지 못한 많은 것들과 내가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하여 욕심처럼 꿈꾸지 않기로 합니다.
이젠 더 가져야 할것보다 지키고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어느새 내 나이 한가지를 더 가지려다 보면 한가지를 손에서 놓아야하는 그런 나이가 되었으니까요.
내가 행복이라 여기는 세상의 모든 것들 이젠 더 오래 더 많이 지키고 잃지 않는 일이 남았습니다.
세상으로 발을 내디디는 하루하루 아직도 어딘가 엉뚱한 길로 이끄는 지류가
위험처럼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삶도 남아 있어서 아직도 세상 속으로 문을 나서는 일이
위험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믿지요. 길은 결국 선택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걸
행복은 결국 지키는 사람의 것이라는 걸(옮겨온 글)

                                      2009년2월15일 (울 동네 뒷산 아미산봉수대) 윤정이 아빠

                                      음악 : Wayward Nile(변덕스런 나일강) - The Chant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