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산행기

경주남산(인생이라는 길)

윤정이아빠 2009. 2. 23. 22:47

* 신라 천년의 역사를 지켜온 경주는 시 전체가 역사박물관이다.
그 중 신라인들이 천년을 두고 다듬었던 남산은 그 자체가 신라인들에게 절이요, 신앙으로 자리한다.  한구비를 돌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마애불이 맞이하고 골골이 남아 있는 수많은 절터와 유적은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기에 남산은 문화재를 품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산 자체가 문화재인 것이다. 우거진 송림사이로 뻗어 있는 오솔길을 따라 걷노라면 곳곳에 신라의 유적과 유물을 만날 수 있다.
경주사람들은 흔히 ‘남산을 오르지 않고 경주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고들 한다. 경주 남산은 평소에는 가기 힘든 곳. 휴가철을 맞아 산행과 함께 우리의 문화유산을 볼 수 있는 1석2조의 피서지다.
금오산(4백68m)과 고위산(4백94m)의 두 봉우리에서 흘러내리는 40여개의 계곡길과 산줄기로 이루어진 남산에는 1백여 곳의 절터와 60여구의 석불과 40여기의 탑이 있다.
이와 함께 남산의 지정문화재로는 보물 13개, 사적 12곳, 지방유형문화재 9개와 중요 민속자료 1개로 곳곳에 유적이 산재해 있다. 경주 신라문화원이 제작한 경주 남산지도에는 순례길만 70여개를 잡아놓았을 정도니 비록 산은 낮지만 발길 닿는 곳마다 등산로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길에다 비유하곤 합니다. 한번 들어서면 가지 않을 수 없는       (상선암에서)
길 같은 것이라고 말입니다.가다 보면 예기치 않았던 장애물을 만날 수도 있고,
순풍에 돛을 단 듯 순조로운 길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이 '인생' 이라는 길에는 동반자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이므로 '이정표' 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자기 혼자서,그리고 자신의 힘만으로 걸어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길인 것입니다. 하지만 행여 두렵다고 떨지는 마십시오.
내딛는 발걸음만 힘차다면 그 길엔 새소리와 온갖 아름다운 꽃들이
반겨 줄테니까말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인생이라는 길은 순풍에 돛단 듯이 순조로운 길만은 아닙니다.

  

  중간에 방향을 잃어 헤매기도 하는데, 그 속에서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한숨과 실의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길은
어찌 됐든 우리의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중도에 포기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또한 그런 일이 있어서도 안 됩니다.
험준한 고개가 있으면 힘들이지 않고 내려갈 수 있는 내리막길도 있는 법입니다.

 힘들다고 해서 주저앉아 있으면 길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남산정상에서)
그러므로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동안에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을 감내하며 묵묵히 걸어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런 어려움들도 다 인생의 한 부분 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겁니다. - 이정하의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중에서 -

                                            2009년 2월 24일(경주남산에서) 윤정이 아빠

                                               음악 : How Can I Keep From Singing...E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