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자봉 [天子峰] 높이 502m로, 시루봉(웅산:693.8m) 능선이 남쪽으로 벋어내리며 솟은 산이다.
산기슭이 가파르고 자갈이 많아 성채나 돌산처럼 보인다. 웅장한 산세 때문에 조선 태조(이성계),
명나라 태조(주원장), 주(朱)씨, 이(李)씨, 천자(天子) 등과 관련된 전설이 여럿 전한다.
옛날 천자봉 연못의 이무기가 용이 못 되자 마을 사람을 못살게 굴었다. 이에 염라대왕이 이무기에게
용대신 천자가 되라고 권하여 연못 아래 백일마을의 주(朱)씨 가문 아기로 태어났다.
이 아기가 뒷날 중국으로 건너가 명나라 태조인 주원장이 되었다고 한다.
다른 전설도 전한다. 함경도 사람 이씨가 하인인 주씨를 데리고 명당을 찾으러 천자봉에 올랐더니
바다에서 반인반어(半人半漁)의 괴물이 나타나 바닷속에 굴이 둘 있는데 오른쪽 굴이 천자가 태어날
명당이라고 점지해 주었다. 하인 주씨가 욕심이 나서 자기 선친은 오른쪽에 묻고 주인 이씨의 유골은
왼쪽에 묻었다. 그래서 주씨 가문에서는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태어났고,
이씨 가문에서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태어났다고 한다. (옮겨온 글 : 이외태)
(늦은 밤 아내의 구두를 닦으며)
인력시장에는... 오늘도 일자리에 대한 기대를 안고
새벽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공사장 일을 못한 지 벌써 넉 달째입니다
오늘도 인력시장에 모인 사람들이 가랑비를 맞으며
서성거리다 절망을 안고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아내는 지난달부터 ...시내에 있는 큰 음식점으로
일을 다니며 내 대신 힘겹게 가계를 꾸려나갔습니다
나는 엄마 없는 초라한 밥상에 둘러앉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한숨만 토해 냅니다
아이들만 집에 남겨두고... 오후에 다시 집을 나섰습니다
혹시라도 주인 집 여자를 만날까봐 발소리를 죽입니다
벌써 여러 달째 밀려있는 집세를 생각하면
나는 어느새 고개 숙인 난쟁이가 되어버립니다
저녁에 오랜 친구를 ...만나 일자리를 부탁했습니다
친구는 일자리 대신 삼겹살에 소주를 샀습니다
술에 취해, 고달픈 삶에 취해 ...산동네 언덕길을 오르자
무수한 별빛들이 내 얼굴로 떨어집니다
집 앞 골목에 들어서니 귀여운 딸아이가 달려와 안깁니다
아빠, 엄마가 오늘 고기 사왔어...
아빠 오면 먹는다고, 아까부터 아빠 기다렸어
아내는 늦은 시간 저녁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사장님이 애들 주라고... 이렇게 고기를 싸주셨어요
그렇지 않아도 상호가 며칠 전부터 고기 먹자고 했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집세도 못 내면서 고기 냄새... 풍기면
주인 볼 면목이 없잖아 저도 그게 마음에 걸려서
지금에야 준비하는 거예요 열한 시가 넘었으니까..다들 주무시겠죠 뭐...
불고기 앞에서 아이들 입은 꽃잎이 됩니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내는 행복합니다
천천히 먹어, 체할까 겁난다...엄마, 내일 또 불고기 해줘. 알았지
내일은 안 되고, 다음에 또 해줄게
우리 상호 고기가 많이 먹고 싶었구나,"응.”
아내는 어린 아들을 달래며... 내 쪽으로 고기 몇점을 옮겨놓습니다
당신도 어서 드세요... 나는 아까 친구 만나서 저녁 먹었어
당신이 많이 배고프겠다 어서 먹어,,
나는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고기 몇점을 입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마당으로 나와 달빛이 내려앉은 수돗가에
쪼그리고 앉아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훔쳤습니다
아내가 가져온 고기는... 음식점 주인이 준 게 아닙니다
손님들이 남기고 간 고기를
비닐봉지에 서둘러 담았을 것입니다
아내가 구워준 고기에 누군가 씹던 껌이...
노란 종이에 싸인 채 섞여 있었습니다
아내가 볼까봐 얼른 그것을 집어 삼켜버렸습니다
아픈 마음을 꼭꼭 감추고 행복하게
웃고 있는 착한 아내의 마음이 찢어질까봐
늦은 밤, 아내의 구두를 닦습니다.....
별빛보다 총총히 아내의 낡은 구두를... 닦으며
내일의 발걸음은 지금보다 가볍고
빛날 것이라는 희망을 마음으로 가져봅니다......
<황영택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야기中에서>
2014년 4월 6일(진해 천자봉에서)윤정이아빠
음 악 : Le Temps Des Fleurs (꽃시절) - Dali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