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드리

진안휴게소전망대(이불 한 채의 사랑)

윤정이아빠 2011. 3. 1. 22:11

    **  아들을 익산에있는 모 대학기숙사로 바래다 주고 오는길 진눈깨비가 날리고 ~~ 

         그래도 아들을 혼자 남겨두고 오는 부모의 마음으로써 아내의 마음은 뭔가 허전하고 아쉬운모양이다,

         그래서 진안휴게소에 들려본다 시야가 많이 흐린관계로 주위경관은 선명하지 않앗지만

         휴게소 전망대의 경치와풍경은 아름다웠다 예전에 한번들렸을땐 마이산도 보였었는데~~

         이제는 아들덕에 가끔은 들리게될것같은 진안휴게소~~다음을~~

  부부는 결혼한 지 12년 만에 작은 집 한 채를 마련했습니다.
  성공한 친구들에 비하면 턱없이 초라한 둥지였지만 부부는 세상을 다 얻은 듯 가슴이 벅차
  집안 구석구석을 쓸고 살림을 닦고 또 닦으며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당신....집 장만한 게 그렇게도 좋아?"
  아내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좋지 그럼, 얼마나 꿈에 그리던 일인데."힘든 줄 모르게 하루가 갔습니다.

  겨우 짐 정리를 마치고 누웠는데                                                                               
  남의 집 문간방 살이를 전전하던 시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여보 그 집 생각나? 옛날에 살던 그 문간방."아, 생각나요.“우리 거기 한번 가볼까?”              

  숟가락 몽둥이 하나 들고 신혼단꿈을 꾸던
  그 가난한 날의 단칸방. 그곳은 아내의 기억속에도 또렷하게 남아 있는 추억의 장소였습니다.

  부부는 다음 날 시장에 가서
  얇고 따뜻한 이불 한 채를 사들고 신혼살림을 시작했던 달동네 문간방을 찾아갔습니다.

  계단을 오르며 아내가 말 했습니다."이렇게 높았었나?"
  남편도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그땐 높은 줄도 몰랐는데."부부가 그 옜집에 당도했을 때
  손바닥 둘을 포갠 것만한 쪽방에선 오렌지색 불빛이 새나오고 있었습니다.

  기저귀가 펄럭이고 아이가 까르륵대는 집.
  마치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간 것만 같은 부부

  들고 간 이불을 문간방 툇마루에 슬며시 놓아두고 돌아섰습니다. 

  그 날 문간방 젊은 새댁이 발견한 이불보따리 속엔
  이불보다 따뜻한 쪽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저희는 10년 전 이 방에 살았던 사람입니다.
  아무리 추워도 집에 돌아와 이불을 덮으면 세상 그 어느 곳보다 따뜻했었지요."

  달동네 계단을 내려오며 부부는 마주보며 웃었습니다.
  옛집에 찾아와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게
  이불 한 채를 선물하고 내려가면서 부부는 세삼 깨달았습니다.

그 이불은 문간방 식구들의 시린발보다 부부의 마음을 더 포근히 감싸 덮는 이불로 평생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옮겨온 글)

                      2011년 3월 1일(진안휴게소 전망대에서)윤정이아빠

                                                     음 악 : Rebecca Luker - Secret Tear.w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