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이런 청년들이
(추운 밤 일손 도와준 훈훈한 청년들)
섬진강 (bgm***)
그 친절 잊지 않을게요.
학생들로 하여 싸락눈이 내리던 어젯밤이
오히려 훈훈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내수 경기가 최악이라
자영업 하시는 분들 참 힘들 때입니다.
어제는 갑자기 날이 추워지고 눈까지 내려서
더욱 한산한 날이었지요.
그래도 눈이 내리는 정경은 참 아름답더군요.
주먹만한 눈송이가 펑펑 내려서 거리에 쌓였습니다.
그러나 마냥 바라만 볼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우리 매장 앞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람들이있으면 안되겠어서
눈이 쌓이는 즉시 쓸기를 반복했습니다.
저녁참에 되어서야 눈은 그쳤습니다.
간간히 바람이 불었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내일 기온이 급강하 한다고 하니 오늘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버릴 것이 더 걱정이었지요.
수분을 머금은 눈은 곧 녹아서는
여기 저기 물웅덩이를 만들었습니다.
한 동안 그쳤던 눈이
싸락눈으로 다시 내리던 저녁 7시경이었지요.
갑자기 바람이 불었습니다. 돌풍이었어요.
그 바람은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하필 매장 밖에 내놓은 헹가를 쓰러뜨리고 말았습니다.
키 작고 왜소한 아줌마인 제가 도저히 혼자 들수 없는
무게의 헹가가
마치 도미노게임을 하듯 쓰러져 뒹굴었습니다.
물웅덩이에 빠진 물건들도 걱정이고
어떻게든 헹가를 일으켜 세워야 겠는데 도저히
힘에 부쳐 어찌할 수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지요.
추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주변 상가는
문을 닫은 채 주위에 무슨 일이 있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때 또 다른 돌풍처럼 세 명의 남자가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도와드릴까요?' 라고 묻더군요.
갑작스러운 그들 출현에 당황한 저는
예도, 아니고 아니오,도 아닌
애매한 표정으로 웃을 수 밖에요.
저의 대답에도 아랑곳없이 세 청년들은
제가 끙끙대며 엄두도 못 내던 헹가를
가볍게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까지 챙겨주며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도와주었습니다.
'고맙다'는 말 외에
다른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더군요.
커피라도 한잔 대접할까 하여
그들을 매장 안으로 모셨는데요,
괜찮다고 그만 가보겠답니다.
대학생 봉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그들은
그날도
화도복지관(경기도 남양주시 화도 읍소재)에서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들이 있다는 걸알고는 있었지만
그런 훌륭한 일을 하는 젊은 청년들을 눈 앞에
마주하고 보니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세상이 이만큼이나마 아름다운 건
젊은 저들과 같은 이들이 있기때문일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고 갑자기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습니다.
별거 아닌 일을 했는데 과분하게 칭찬을 받아서
부끄럽다는 그들은
커피도 사양하고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경황이 없어서 그냥 그들을 그냥 보낸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해서 그들이 활동하는
인터넷카페를 방문해 보았습니다.
방문자는 글을 남길 수가 없어서 고민을 했습니다.
생각 끝에 그들의 선행을 기록해서
공개적으로 칭찬해주고 싶어서
이곳에 기록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아직도 얼굴에 여드름이 달고 있던 키큰 학생도,
말쑥하게 차려입고 모범생 분위기를 풍기도 학생도,
소심한 듯하면 서도 아무말 없이 묵묵히 저를 도와주던
안경 낀 학생도 모두 모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그 친절 잊지 않을게요.
학생들로 하여 싸락눈이 내리던 어젯밤이
오히려 훈훈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 아고라에서 옮겨온 글 ~
옮겨온 글 : 윤정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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