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드리

거제 바람의 언덕

윤정이아빠 2015. 5. 31. 19:12

   ** 거제시 남부면 도장포 마을, 그 마을의 북쪽에 자리잡은 포근한 언덕 
       도장포 마을 바닷가 선착장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언덕으로 한걸음 한걸음 가다보면 바다 넘어

       노자산을 등지고 자리잡은 몽돌해변으로 유명한 학동마을의 전경을 볼 수 있다.TV드라마 이브의 화원

       (2003년 SBS 아침드라마), 회전목마(2004년 MBC 수목드라마)가 방영되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게 되었고,

      '바람의언덕'이란 지명도 최근에 이 지역을 사랑하는 이들에게서 생겨난 것으로 여겨진다.
       이곳 '바람의 언덕"은 지리적인 영향으로 해풍이 많은 곳이기에 자생하는 식물들 또한 생태 환경의 영향을 받아

       대부분의 식물들은 키가 작은 편이다. '바람의 언덕" 윗자락에는 오랜 세월 해풍을 맞으며 뿌리를 내린 수령 높은

       동백나무 군락이 있다. 주름진 듯 나이를 먹은 동백나무의 상처난 수피는 세월 그자체로 남아 세상의

       모든 꽃들이 몸을 사리는 한겨울에 당당하게 핏빛 꽃망울을 펼쳐 고단한 생을 위안한다.(옮겨온글 : 이외태)

    ((따뜻한 하루 (가장 소중한물건)))

    초등학교 2학년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 주었습니다.

    "부모님께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물건을 그려 오는 거다.

    엄마나 아빠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물건을

    한 가지만 예쁘게 자알 그려 오는 거야. 알았지?"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들은 저마다 많은 생각에 잠깁니다.

    엄마나 아빠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계신 것이 무엇일까?

    학생들 각자는 머리 속에 그 물건이 무엇인가를 상상하며 그려 봅니다.

    다음 날, 발표시간이 되었습니다.

    첫째 아이가 나와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친구들에게 보여 주면서 설명을 합니다.

    "이건 우리 아빠가 부는 나팔인데요,

    우리 아빠가 이것을 불면 엄마는 노래를 하십니다.

    두 분이 다 아주 소중하게 여기시는 악기입니다.

    노란 금으로 도금이 되어 비싼 악기라고 하셨습니다."

    또 다른 아이가 나왔습니다."저희 할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는

    손도 못 대게 하는 아주 비싼 도자기입니다. 우리 집안의 가보라고 하십니다.

    우리 고조의 고조 할아버지 때부터 오래오래 보관해 온 도자기라고 하십니다.

    값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아주 비싸고 귀중한 도자기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여러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카메라를 그려온 아이, 승용차를 그려온 아이,

    엄마의 보석반지를 그려온 아이, 아이들의 그림 속에는

    정말 비싸고 귀해 보이는 물건들이 가득히 있었습니다.

    선생님도 그 아이들의 가보 자랑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발표를 한 영준이가 자신의 도화지를 펼쳐 보이자

    아이들이 깔깔대며 손가락질을 하였습니다.

    영준이가 들고 있는 도화지에는 쭈글쭈글한 베개 하나가 덜렁 그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준이는 친구들의 웃음 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발표를 계속하였습니다.

    "이건 우리 엄마가 베고 주무시던 베개인데요.

    그런데 우리 엄마는 작년에 돌아 가셔서 이 세상에는 안 계십니다.

    엄마는 더 이상 이 베개를 벨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빠는 이 베개만은 절대로 버리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이 베개를 엄마가 살아 계셨을 때와 똑같이 침상에 나란히 놓고 주무십니다.

    우리 아빠에게는 이 베개가 가장 소중한 물건입니다.

    난 우리 아빠의 침상에 가서 엄마의 베개를 보면 엄마 생각이 납니다.

    엄마의 베개를 가슴에 안고 여러 번 울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너무너무.. 우리 엄마가.."

    영준이는 목이 메어 더 이상 설명을 못하였습니다.

    떠들썩 하던 교실의 분위기가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영준이 짝꿍은 영준이의 엄마를 생각하며 훌쩍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옆에 있던 아이가 또 눈물을 닦고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교실 안이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엄마가 없는 영준이,
    그리고 엄마가 베던 베개를 침대 위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주무시는

    영준이 아빠의 외로운 모습이 눈 앞에 그려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선생님도 콧날이 시큼해 지셨지만 억지로 눈물을 참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살며시 영준이의 옆으로 다가 가서 떨리는

    영준이의 어깨를 꼬옥 감싸 안아 주셨습니다..

    엄마가 살아 계셨을 때에

    자식을 껴안아 주듯이.. 그리고 여러 학생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정말로 이 베개는 무엇보다도 가장 값지고 소중한 물건이로구나!"

    눈물을 훔치던 모든 아이들은 다 일어서서 영준이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TV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2015년 5월 31일(거제도 바람의 언덕에서)윤정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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