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신제는 산악 숭배의 전통을 잇는 대표적인 마을 신앙의 하나이다. 건국신화에 녹아 있는 천신강림(天神降臨)의
우주관이나 고대의 제천의례(祭天儀禮)에서 잘 드러나듯이 산신 신앙은 천신 숭배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신라의 삼산오악(三山五嶽)이나 백제의 삼산신앙(三山信仰), 그리고 고구려의 산천제(山川祭) 등에
나타난 것처럼 산신에 대한 숭배는 농신제(農神祭)와 더불어 국가의 중요한 행사였다. 이러한 전통은 고려와
조선시대로 이어졌으며, 일찍이 마을 단위의 동제(洞祭)로 용해되어 오늘날까지 도도한 맥을 전하고 있다.
새해가 되면 전국의 많은 산악회들이 아담하고
한적한 산을 찾아 산악회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올린다.
산악회의 연중행사중 가장 첫 행사인 시산제는 회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화합과 만남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 산행이 산을 무대로 해 이루어지는 만큼
산에 대해 제를 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사상을 펴놓고 무작정 산에 절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집안 제사에도 순서가 있듯이 시산제에도
예의와 순서가 있으며 지켜야 할 도리가 적지않다.
이런 절차와 예의 때문에 순서와 제문을 쓰는 요령 등을 몰라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
원로 산악인들은 시산제가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으며
예전에는 시산제와 같은 행사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 언제부터 산악인들이 시산제를 지내기 시작했을까?
우선 1966년 설악산 관광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설악산악회, .
예총 속초지부,속초시 공보실이 공동주관한 설악제를 들 수 있다
설악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된 이 설악제는
산제의 형식보다는 등반대회 등 축제의 성격이 짙었다.
한국산악회 최선웅 총무이사는 시산제의 시초는
동국대학교 산악회에서 찾는다.
동국대학교 산악회가 68년 신년 초에 북한산에 올라
돼지머리와 음식을 장만하고
제사를 올린 게 시산제의 시초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최근의 시산제처럼 유교적 순서에 따라 축문을 읽고 소지를 하는 등의
의식을 치르지 읺았지만 등반중 사망한 악우들과 산신에게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제를 올렸다고 한다.
이 즈음 산악회들은 오늘과 같은 시산제 행사를 갖지 않았다.
다만 등반장비가 귀했을 때이므로
자일이나 텐트 등의 귀중한 장비를 구입한 후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장비 앞에
술을 따라놓고 간단히 제를 올리는 일은 있었다.
그러면 지금과 같은 시산제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산악계에 시산제가 자리잡게 된 것은 27년 전인 1971년 서울특별시
산악연맹이 '설제(雪祭)'를 시작하면서부터라는 게 통설이다.
서울시연맹은 1회 설제를 71년 2월 첫째주, 명성산에서 실시했으며
다음해인 72년에는 2월 첫째주 운길산에서 지냈다. 이원직회장(작고) 재임시 시작된
이 설제는 산악인을 대표하는 연맹으로서 산악인의 무사산행을 기원하고
연맹 산하 단체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무사한 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의 기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시산제의 기원은 우리의 전통적인 신앙인 산악 숭배사상이라 하겠다.
산에 제를 얼리고 소원을 기원하는 행위의 근원은
<삼국사기> 잡지 제사편에 전하는
신라의 5악 숭배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통일신라는 북으로 백두산,
남으로 지리산, 동으로 금강산, 서로 묘향산, 중으로 계룡산을 5악으로
숭배했으며, 조선시대에는 묘향산에 상악단, 지리산에 하악단, 계룡산에
중악단을 설치하고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산신에게 제를 지냈다.
이런 산악 숭배사상은 동제나 서낭제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나라의 근심이나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을 산신에게 기원해 안정을
찾고자 했던 것이라 풀이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시산제는
산행의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이 전통적인 산악 숭배사상과 맞물려
생겨난 것이라 하겠으며 최근에는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단합을 위한 행사로 발전하고 있다.
2018년 2월 25일(경주남산 시산제에서)윤정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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